책은 때로 사람을 바꾼다. 오늘은 내 인생을 바꾼 책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독서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나의 사고방식과 감정의 방향을 바꾸고, 살아가는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은 ‘내 인생을 바꾼 책’ 세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은 단지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멈춰 있던 순간에 손을 내밀어 준 책들이었다.
1.『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법을 배운 책
이 책을 처음 집어든 건 정신적으로 지쳐 있던 어느 겨울이었다. 하루하루를 버티는 느낌이었고, 내 감정이 왜 이렇게 복잡한지도 몰랐다. 우울감이 있는 줄도 몰랐고, 그게 나만 그런 건 줄 알았다.
책 속에서 작가 백세희는 정신과 상담을 그대로 녹여낸다. 특별한 문학적 장치 없이, 오히려 날것 같은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그게 내게는 오히려 위로였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이 한 문장이 주는 안도감은 생각보다 크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처음으로 내 감정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오늘 기분이 어땠는지’, ‘무엇이 나를 불안하게 했는지’를 써보면서 감정에도 이름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 과정이 내가 나를 돌보는 시작이 되었다. 지금도 마음이 흐릿할 때면 이 책을 다시 꺼낸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2.『미움받을 용기』 – 타인의 시선에서 나를 해방시켜준 책
“넌 왜 그렇게 남 눈치를 봐?”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사실 나는 잘하고 싶었고, 좋아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욕망은 늘 불안과 함께였다. 칭찬이 없으면 괴롭고, 실수하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았다.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법’을 말한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처음엔 다소 생소했지만, 읽을수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것이다.
“모든 인간의 고민은 대인 관계의 고민이다.”
이 문장을 접한 순간, 나는 멈춰 섰다. 맞다. 내가 느끼는 불안, 자격지심, 피해의식… 결국 다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보다, ‘나는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통해 삶의 무게 중심이 바깥에서 안으로 옮겨졌다. 덕분에 지금은 조금 더 자유롭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3.『어떻게 살 것인가』 – 방향을 잃었을 때 나침반이 되어준 책
한창 일이 바빴던 어느 시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바쁘게만 살아서, 나는 결국 어디에 닿을까?” 열심히는 살고 있었지만, 방향은 없었다. 그때 만난 책이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였다.
이 책은 인생의 철학서다. 어려운 말이 아니라, 유시민 특유의 쉬운 언어로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왜 사는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일 것인가.
가장 와닿았던 건, 인생을 ‘길’이 아니라 ‘여정’으로 보라는 메시지였다. 어떤 직업을 갖는가보다,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목표 중심의 사고에서 과정 중심의 사고로 전환되었다.
그 변화는 내 일하는 태도, 인간관계,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이 책 이후, 나는 삶을 단순히 ‘어떻게 잘 살까’가 아니라 ‘어떻게 의미 있게 살까’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더디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내 길을 내가 선택하는 것이니까.
책이 준 변화는 ‘생각의 방향’이었다
돌아보면 이 세 권의 책은 내 삶의 세 가지 변곡점에 있었다.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시절,
타인의 기대에 휘둘리던 시절,
방향 없이 바쁘기만 하던 시절.
각각의 책은 나에게 감정을 다루는 법,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그리고 삶의 방향을 찾는 법을 알려주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언젠가 책 한 권을 통해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기를 바란다.
책은 단지 읽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주 작은 한 문장에서 비롯된다.